본문 바로가기
  • 가객 송창식님을 좋아하는 사람들
평론&기사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7080붐의 주역,트윈폴리오 (1)

by 팬더54 2008. 11. 10.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통기타 1세대 & 7080붐의 주역, 트윈폴리오[1]
'두장의 악보, 7080 포크송 시대를 열다'

글 l 박성서(대중음악평론가/저널리스트) 



사진 01)트윈폴리오 리사이틀(1968년 12월22일-23일) 드라마센터.
사진 02)트윈폴리오 데뷔음반 대표곡 '하얀 손수건'이 담긴 당시 음반 재킷.
사진 03)트윈폴리오, 조영남, 신중현. 이들의 등장은 곧 가요팬들을 기존 층과 10대 층으로 분리시켰다.
 
악보를 구하기 쉽지 않았던 60년대 후반, 미8군으로부터 간간히 흘러나오는 악보를 '송 폴리오(Song folio)'라 했다. 아울러 '트윈폴리오(Twinfolio)'란, '두장의 악보'란 뜻이다.
 
이 '두장의 악보'로부터 70년대를 휩쓴 포크송시대, 그 통기타 붐이 시작되어 현재의 7080붐까지 계속되고 있다.
 
송창식과 윤형주. 같은 노래를 불러도 서로 느낌이 확연히 다른, 이들은 각각 '두 장의 악보'다. 때문에 듀오로써 더없는 조건을 갖춘 셈.
 
'흙과 바람으로 빚은 듯한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는 송창식씨와 '창공의 맑은 공기 같은' 미성의 소유자 윤형주씨. 때문에 이 둘의 조우는 멋진 하모니를 구사했다.
 
이 둘은 여러모로 상반된다. 서울예고에서 성악을 전공했던 송창식씨가 '악보대로 노래하는' 가수라면 연세대 의대 시절 포크 트리오 '라이너스' 멤버로 활동하던 윤형주씨는 팝을 그야말로 '자유자재로 감미롭게 구사했던' 인물. 또한 윤형주씨가 지극히 가정적이라면 송창식씨는 매우 토속적이다.
 
이 둘의 주 활동시간대 또한 서로 다르다. 현재 윤형주씨는 CM송 전문회사 '한빛기획'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변신했다면 송창식씨는 미사리 라이브 카페에서 여전히 노래한다. 때문에 밤낮이 서로 엇갈린 시간대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다.
 
트윈폴리오는 처음 듀오가 아닌 트리오로 시작됐다.
 
60년대 무교동의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만나 '트리오 세시봉'이란 이름으로 결성된 이들 멤버는 송창식(멜로디), 윤형주(테너), 이익균(베이스). 47년 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67년 9월, '트리오 세시봉'을 결성한 뒤 TBC-TV '한밤의 멜로디(임성기 PD)'에 출연, '하얀 손수건'과 '안개'를 부르며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방송가에서 '하얀 손수건'이 제법 히트할 무렵인 68년 1월31일, 멤버 이익균이 군에 입대하자 남은 둘은 듀오로 활동하며 이름을 트윈폴리오로 바꾼다.
 
이들의 등장은 60년대 후반 새로운 문화의 흐름이 잉태한 산물이다.
 
'명동시대'라 일컬어지던 50년대식 낭만을 지나 60년대 젊은이들을 변화시킨 키워드는 어떤 것일까. 먼저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이 주한 미군들을 위한 방송, 'AFKN 개국'일 것이다. 이어 최동욱의 '탑튠쇼',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전석환에 의해 주도된 '싱어롱 Y', 젊은 음악인들이 몰리던 음악감상실 '세시봉', 윤복희의 '미니스커트', 트랜지스터라디오의 등장 그리고 남성포크듀오 '트윈폴리오'의 탄생. 바로 이 트윈폴리오의 당시 절대적인 인기가 60년대 젊은이들 변화의 여러 코드를 함축시켜놓은 '최대공약수'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팝을 듣고 자란 세대는 이전과 다른 문화를 갈구하고 있었다. 트윈 폴리오의 등장은 팝문화에 젖어있던 대학생들을 위시한 10대들의 감성의 빗장을 열며 급기야 우리나라 가요 팬들을 기존 층과 10대 위주의 젊은층으로 분리, 이등분시켰다.
 
이들이 68년 12월22일과 23일, 세 차례에 걸쳐 드라마센터에서 가진 첫 리사이틀에는 매회 관객석 6백석 매진에 2백여 명이 더 몰려들었고 1년 뒤인 69년 12월, 해체 선언과 함께 같은 장소에서 가진 고별리사이틀 역시 해체를 아쉬워하는 팬들에 의해 앙코르 공연까지 치러야 했을 정도다. 부산해운대관광호텔에서 가진 '트윈폴리오 고별리사이틀 앙코르 공연'이 그 것.
 
이들은 해체한 뒤에도 각각 솔로로 활동하며 '통기타 1세대'로써 70년대 청년문화를 주도한다. 71년, 송창식은 '창밖에는 비오고요'를 타이틀로 한 독집음반을 발표하며 솔로 활동을 재개했고 윤형주 역시 이듬해인 72년, 솔로 데뷔곡 '라라라(조개껍질 묶어)'를 발표하며 활동을 전개한다.
 
그러나 이보다 먼저인 69년 1월, 송창식씨는 솔로로 음반을 이미 취입한 적이 있었다. 손석우 작곡의 '멀어진 사람'이란 곡이다.
 
이 음반의 출반은 시기적으로는 그가 트윈폴리오 멤버로 한창 바쁘게 활동할 무렵으로 얼마 전 윤형주씨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지금까지도 전혀 몰랐던 부분이라 했다.
 
당시엔 공연과 방송활동 등으로 거의 함께 붙어 다녔기 때문에 이러한 음반의 존재에 대해 선뜻 믿기지 않은 듯했다. 그러다보니 당사자인 송창식씨의 당시 일화가 한 편, 궁금해졌다. (계속)



 
글 l 박성서(대중음악평론가/저널리스트)
- Copyrights ⓒ2006-08-31일자, 서울신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