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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기사

[교차로]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by 팬더54 2008. 11. 10.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송창식
록시(Roxy)에서 만난 영원한 자유인

 

이공원 기자 lee@kocus.com


 


'Live 미사리'는 하남시 한강변의 미사리 카페촌에서 라이브가수로 직접 활동중인 국내외 유명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코너로, 그 첫번째로 가수 송창식을 선정 했다.
''''1968년 윤형주씨와 함께 '트윈폴리오'라는 그릅사운드로 첫 데뷰 이래 36년째 가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송창식씨와의 만남은 5년간 전속으로 출연중인 카페 '록시(Roxy)'에서 이뤄졌다.

 


 
▲ 송창식1

 


''초겨울의 잔잔한 한강과 강 건너편의 구리시 일대의 아파트촌이 즐비하게 늘어선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록시'앞의 주차장에는 밤 10가 되었지만 30여대의 승용차가 즐비하게 늘어 서 있었다.

 

20여미터의 높다란 둥근 천정과 푸른 색의 무대조명, 불빛이 꺼진 객석의 사람들...

 

의자에 깊숙히 몸을 묻고 고개는 뒤로 젖힌 채, 두 눈을 감은 중년의 여성들과
''와인잔을 입술에 대고 , 20~30년전의 추억을 더듬는 중년의 남성들... 들은 시선과 귀는 자신들의 청춘시절에 우상이었던 '송창식'에게 쏠려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여전히 어정쩡한 스타일을 유지한 자세로 개량한복을 입은 송창식은 아주 편하게 다가서고 있었다.

 

"""뭘, 할까요?" 하고 송창식이 묻자
""한 중년여성이 신청곡을 말했다. "우리는..."
그러자 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직접 기타치고 노래했다.

 

 
그가 노래하는 동안 일부 손님들은 신청곡이 담긴 메모지를 전달하기도 했고, 그는 그것들을 읽으며 라이브공연답게 객석의 팬들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

 

약 40분간의 록시 공연시간동안 8곡의 노래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객석의 손님들은 시간과 세월을 뛰어 넘어서 그의 노래 속으로 빠져 들었다.

 

'''''''''''''손님들이 요청해서 그가 부른 노래는 '한번쯤' '담배가게 아가씨' '피리부는 사나이' ' 상아의노래' 세노야' '왜불러'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래사냥'으로 막을 내렸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 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삼등 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1970년에 첫 발표된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1975년 방송금지곡으로 분류됐다.

 

당시 유신독재정권은 이 노래가 반항적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자신들의 부패한 치부가 이 노래에 담겨 있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 이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송창식의 노래에 더욱 열광하게 되고, 송창식은 더욱 더 자신의 음악세계에 몰두하게 되고 '왜 불러' '피리부는 사나이' '사랑하는 마음' '날이 갈수록'등의 주옥 같은 음악을 쏟아 냈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옆의 분장실에서 송창식씨와 대화가 진행됐다.

 

세월이 흘러간 것을 제외하고는 송창식씨의 음악은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일어나는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몇시이든지 일어나서 5시간동안은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 그 시간 동안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물론 그 시간속에는 화장실, 운동, 식사, 연습시간등이 포함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도 이 시간은 정확히 지켜졌다.

 

하루에 노래 연습은 얼마나 하나?
나이가 들면 도태하고 노화하기 때문에 연습은 매일 1시간이상을 한다.

 

요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즉시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외부로부터 오는 것들은 쾌감만 있지, 결코 행복은 없다. (주위를 둘러보면서)행복은 여기 있는 것들처럼 그냥 여기 있는 것이며, 행복은 내부에서 오는 것이다.

 

 
인터뷰내내 송창식은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자신의 내면을 가감없이 드러내 보였다.
“내가 가진 잡망스러움” “말은 그럴 듯 하게 하면서 몸은 똘만이 근성이 남아있다” “서양에서 음계라는 로직을 만들어 냈는데, 음계라는 로직이 가지고 있는 맹점. 즉, 음계를 벗어난 음악은 음악이 아니다는 논리가 문제이다”

 

기자를 한창 헷갈리게 한 송창식은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전해줬다.

 

“몇 년전에 유명한 신문사에서 기자가 왔는데, 15일간을 매일 대화한 적이 있다. 그 기자는 유명한 소설가 김동리씨의 아들이었는데, 결국은 글을 쓰지 못했다. 그 기자의 말이, 15일 동안 많은 대화를 했지만, 막상 글로 옮기려고 하니 쓸게 별로 없었다나…”

 

비록 짧은 시간의 대화였지만 예술가로서 송창식의 의식세계는 무척이나 자유스러웠고 순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격의 없는 대화와 편안한 눈빛을 지닌 그는, 한 인간으로도 온화함과 따스함을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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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송창식씨와의 만남을 주선해준 분들께 감사 드린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교차로 저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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