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용 ( 2006-02-03 오후 3:56:59 )
"""70년대 낭만 찾아드리죠" (2000.12.22)
2000년 12월22일 빅4콘서트 송창식편
"" "빅4 콘서트" 김세환-양희은-송창식-윤형주 인터뷰
30년만의 회동을 앞두고 그들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11월3~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포크 빅 4 콘서트를 펼칠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양희은. 지난 주말 마포에 있는 연습실에서 이들을 만났다. 1970년대 한국 포크가요 전성기를 이끈 1세대 4인방이 조인트 공연을 하기는 처음이다.
―네 분이 처음 공연을 한다니까 옛 팬들의 기대와 성원이 대단합니다. 네 분도 감회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
▲김세환=70년대 초에 우리가 명동 생맥주클럽 오비스캐빈에서 노래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호주머니는 가난했어도 낭만이 있던 시절이었죠. 그 때로 돌아가는 기분이예요.
▲양희은=그 때 형들은 메인 타임 했지만, 난 막내라 웨이터들 테이블보 깔던 초저녁하고 다들 술취해 계산서 돌던 끝물에 했잖아. 깍두기이던 나야 영광이지, 뭐.
▲윤형주=창식이, 우리 노래한 필름이 가요무대에 나온 거 알아? 어떤 방송작가가 자기 노래로 가요무대 나올 마지막 세대라는 거야. 근사하다 싶었는데, 그게 한 물 간 가수란 뜻 아닌가 몰라.
―성인들이 들을만한 노래가 없다는 불만이 많습니다. 신세대 노래에 대해선 그런 게 무슨 노래냐고 고개를 젓구요. 요즘 우리 가요와 가수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창식=사람들은 보통 자기들 때가 황금기였다고 합니다. 세월과 젊음에 대한 향수 때문이겠죠. 그러나 모든 유행은 흘러가는 거고, 세대에 맞는 음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형주=비틀즈가 나왔을 때 어른들은 미쳤다고 했어요. 엘비스 프레슬리도 망측하다는 소리를 들었죠. 70년대 우리가 통기타 들고 다닐 때도 장발 히피 취급을 받았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 음악도 우리 잣대로 보면 안되죠.
▲양희은=모든 대중가수는 또래 지지 기반 위에서 큽니다. 지금 아이들도 졸업 30년 동창회 할 때 쯤이면 서태지나 조성모나 H.O.T 노래를 부르며 추억에 젖지 않겠어요?
―그렇다면 옛 팬들을 위해 중견가수들이 이번같은 공연이나 음반 작업을 더 많이 해야 되지 않을까요.
▲양희은=점심 먹으러 갔는데 식당 아저씨가 큰 공연 축하한다면서 가게문을 닫고라도 오겠다는 거예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공연이 각별합니다.
▲김세환=우리 가요계는 중견 가수들이 활동할 여건이 열악해요. 대중음악시장은 방송이 잡고 있고, 그 방송은 온통 10대 취향이죠. 음반공연도 애들 상대로 한 탕만 노리구요.
▲송창식=나이대로 지금은 쉰네살 노래를 하고, 예순되면 그때 노래하는 거 아니겠어요? 우리가 스물 몇살짜리 노래는 할 수 없으니까요. 나머지는 팬들의 몫이죠.
―요즘 가요는 몇달 반짝하고 잊혀지는 반면, 70년대 포크가요들은 여전히 애창됩니다. 포크의 그런 생명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윤형주=순수성 아닐까요? 인기나 돈 욕심 없이 좋아서 한 음악이니까요. 통기타 초창기는 공동체적이었어요. 몇푼 있으면 나눠 쓰고, 곡도 좋은 건 나눠 가졌구요.
▲양희은=요즘처럼 돈 받고 노래 판다는 건 상상도 못했지.
▲김세환=누군가 불광동 소년원 위문간다고 하니까 우르르 자기 돈으로 버스비 내면서 몰려가던 기억이 나네요.
▲양희은=70년대 포크는 성형수술이나 치장을 하지 않은 미인같아요. 소박하고 서정적이고 아름답죠. 누가 더 귀신같이 꿰멘 자국없이 짜맞춰 장사할까 경쟁하는 요즘 노래들과는 달라요. 음악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원천은 그런 순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눈빛만으로도 서로 마음을 읽듯 껄껄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음을 다듬는 이들에게선 소리의 장인들다운 여유가 배어났다.
( 권혁종기자 hjkwon@chosun.com )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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